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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 대상” 미국 “북 핵개발 멈춰야…”

등록 2006-06-07 19:16수정 2006-06-08 14:59

Kim Jong-hoon, left, top Korean negotiator, chats with his American counterpart Wendy Cutler at a receptipn in Washington on June 6.  Washington/Yonhap
Kim Jong-hoon, left, top Korean negotiator, chats with his American counterpart Wendy Cutler at a receptipn in Washington on June 6. Washington/Yonhap
노동·경쟁분과 통합협정문 마련…‘양쪽 의견 병기’ 많아
오늘 협상 자동차·의약품·섬유등 6개분야도 난항 예고
FTA 본협상 이틀째

한국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 대상”
미국 “북 핵개발 멈춰야 논의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이틀째 진행되면서, 마지막까지 협상단을 괴롭힐 난제들이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두 나라는 6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자유무역협정 1차 본협상 이틀째 회의를 열어, 노동과 경쟁 2개 분과에서 처음으로 통합협정문을 마련했다. 통합협정문은 두 나라 의견이 일치한 부분은 단일조항으로 표시하고, 이견이 드러난 부분은 양쪽 의견을 병기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그러나 노동분쟁 해결방식을 비롯한 많은 조항에서 양쪽 의견을 그대로 병기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은 앞으로 계속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일(한국시각 8일 새벽)부터 자동차, 의약품, 섬유, 서비스, 무역구제, 환경 분야 협상이 시작될 예정인데 환경을 빼고는 모두 핵심 쟁점들이어서 양쪽이 얼마나 의견을 접근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합협정문 합의 속 복병=김종훈 한국쪽 수석대표는 “(이틀째 회의까지) 진척도가 50%는 될 것”이라며 “노동 관련 분쟁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서로 입장차가 있어서 그 부분을 괄호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노동법에 대해 모르는 것을 많이 알게 됐다”면서 “노동 관련 분쟁해결 절차 등 노동 분야의 현안에서 양국간에 좁히지 못한 게 많다”고 말했다.

협상에 참여한 한 정부 관계자는 “배우면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통합협정문이 실제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인지 불분명함을 내비친 셈이다. 정부의 다른 한 관계자는 “통합협정문이라고 하지만 서로 다른 두 나라의 협정문을 양쪽에 나란히 나열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문제는 예상대로 막판까지 협상단을 괴롭힐 최대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김종훈 대표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 미국과 논의했는데 우리는 역외가공 방식의 원산지 특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괄호 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성공단은 경제통상의 논리로만 풀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미 또는 남-북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협상 막바지까지 계속 차이가 있는 분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벤 넬슨 미 상원의원(네브래스카주)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멈추고 그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논의가 진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역시 개성공단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문제가 한-미간 협상과정에서 쉽게 풀릴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더욱 험난한 난제들=농업 분야에서 유전자조작식품의 표시문제 등 검역의 기준 강화와 이를 위한 기구 신설 문제를 놓고 한-미 두나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통신의 경우, 우리는 정부의 정책 판단에 따라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으나 미국은 민간의 기술을 선택하도록 규정하자고 요구했다.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도 미국은 한국 초안에 견줘 사용자보다는 권리자 위주로 작성된 보호조항들을 전혀 양보하지 않았다.

특히 8일부터 협상에 돌입하는 6개 분야 중 서비스, 자동차, 의약품, 섬유, 무역구제 분야는 어느 조항보다도 양쪽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난항이 우려된다. 웬디 커틀러 미국쪽 수석대표는 지난 5일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두개의 워킹그룹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하나는 자동차 부문이고 또하나는 의약품 분야다.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접근을 향상시키는 문제는 (어려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와 의약품 부문이 막판까지 난제로 남아 있으리란 뜻으로 읽힌다.

김종훈 대표는 “처음부터 어렵겠다고 본 쟁점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면서 “우리도 원하는 게 있고 미국도 원하는 게 있으니 양쪽 입장이 구체화하면 서로 주게 받을 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막판에 서로 주고받는 일괄타결을 상정한 말이지만, 양쪽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한편,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에프티에이 협상 출범 리셉션에서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포괄적 협상권인) 신속협상권(TPA) 연장 문제는 쉽지 않고 의회 분위기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라고 말해, 협상의 연내 마무리를 강조했다.

워싱턴/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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