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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글로비스 헌납해도 ‘돈줄’은 또 있다?

등록 2006-04-20 20:56

그룹 일감 싹쓸이 엠코·오토에버시스템즈·이노션 등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일 검찰에 출두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의 창구로 지목을 받아왔던 글로비스의 지분 전량을 사회에 내놓았지만 제2, 제3의 글로비스가 될 수 있는 계열사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글로비스 이외에도 정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여럿 있는 데다 이들 회사 또한 글로비스의 성장 방식과 비슷한 전철을 밟아 왔기 때문이다.

정 사장이 장악하고 있는 계열사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비상장사인 건설사 엠코와 광고대행사 이노션, 시스템통합(SI) 서비스 업체인 오토에버시스템즈다. 지난 2002년 자본금 47억원으로 시작한 엠코는 2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정 사장이 최대 주주다. 현대차그룹은 엠코를 앞세워 지난해 3월부터 아파트 분양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힘입어 엠코의 매출은 설립 첫 해 9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98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싹쓸이하며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려온 것처럼, 엠코 역시 그룹 계열사의 건설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며 몸집을 엄청나게 불려온 것이다. 엠코는 이번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도화선이 된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 증축 공사도 맡는 등 종합건설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가는 중이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이노션은 출범 6개월 만에 1400억원의 광고 물량을 따내며 단숨에 업계 5위권에 진입한 회사다. 정 사장과 정 회장의 맏딸 지이씨가 각각 40%, 정 회장이 나머지 20%의 지분을 보유한 100% 가족 출자회사다. 이노션은 올해 초 광고물량 수주 3위에 오르며 광고시장의 중심에 섰다. 정 사장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오토에버 역시 지난해 매출이 3462억원으로 설립 4년 만에 7배나 뛰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00년 ‘왕자의 난’을 계기로 현대가에서 분가할 때 10여개에 불과했던 계열사가 40개로 불어난 것도 정 사장 소유의 이들 건설사와 광고업, 물류회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 기업은 전체 물량의 80~90%를 그룹 안에서 일으키는 것이 공통점이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런 식의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물량 밀어주기가 결국 편법적인 부의 축적과 경영권 승계를 돕는 악순환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 부자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글로비스 주식을 털어내면서도 이들 회사의 주식은 놓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더는 글로비스와 같은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기 힘들 것으로 점치지만, 정 회장 부자가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고 악화된 여론이 누그러들길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들을 시간을 두고 상장시켜, 그룹을 넘겨받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여전히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비스는 기업을 공개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해 상장한 것이지만 다른 비상장사는 현재 상장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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