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검찰 “정몽구 회장 책임질 부분 드러났다”

등록 2006-04-06 19:14수정 2006-04-06 23:16

3면
3면
현대차 비자금수사 정 회장 소환 방침
검찰이 6일 정몽구(68)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에 대한 소환 조사 방침을 밝힌 것은 예사롭지 않다. 검찰이 정 회장 부자의 ‘비리’를 입증할 확실한 단서를 잡았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재벌 총수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드러났다”며 수사가 정 회장 부자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규모파악’서, ‘사용처 캐기’로 급진전
“경영권 승계 종잣돈 가능성도 크다”

정·관계 로비 실체 드러날까?=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현대차 비자금의 입출금 내역이 기록된 장부는 있지만, 누구에게 전달됐다든지 하는 것은 그 안에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로비 리스트’ 같은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돈이 언제 어디서 들어오고 나갔는지가 자세히 적혀 있다면 비자금의 사용처를 규명할 수 있는 단서가 충분히 된다. 비자금 조성과 사용 내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을 상대로 추궁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구속된 이주은(61) 글로비스 사장은 비자금을 관리하는 ‘금고지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 부자가 비자금 사용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검찰이 정 회장 부자 소환 방침을 밝힌 것은 비자금 사용처를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검찰은 “비자금 부분은 수사가 상당히 진척돼 있고, 지금은 별건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해 비자금의 사용처를 빼고는 조성 경위나 규모는 상당 부분 파악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전달 방식이 다른 재벌 총수들과 달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금을 건넬 상대방과 연락한 뒤 비자금 관리자에게 사람을 시켜 특정 장소에서 특정인에게 건네라고 지시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이날 “김재록씨에 대한 수사에 성과가 있었다”고 밝힌 대목이 눈길을 끈다. 김씨가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사용과 관련돼 있는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김씨가 1997년 기아경제연구소 이사로서 현대차와 인연을 맺은 이후부터 줄곧 정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맺어온 점에 비춰, 현대차가 김씨를 정·관계의 로비 창구로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후계구도로 수사 확대=채 기획관은 “기업 운영 과정에서의 비리와 회사를 이용한 부의 축적도 살펴보고 있다”며 “이번 수사를 정·관계 로비 등에 초점을 맞춰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 행위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이 비자금을 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곳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채 기획관도 “(비자금 수사와 별건 수사가) 맞물려 있고, 병행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비스 등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정의선(36) 기아차 사장한테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필요한 ‘종잣돈’으로 썼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검찰은 4일 압수수색한 구조조정전문회사 등 5개 업체가 현대차그룹의 비자금으로 펀드를 운용해 불려 주는 구실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 돈으로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서 정 사장으로 하여금 기아차의 지분을 확보하도록 해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