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오른쪽). 한국앤컴퍼니 제공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한 주식 공개 매수에 실패했다.
엠비케이파트너스는 22일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지난 5일부터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주식 공개 매수를 추진했다. 공개 매수 기간은 오는 25일까지인데, 연휴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감은 이날이다. 앞서 엠비케이파트너스는 공개 매수 목표치를 20.35%(1931만5214주)로 정하고, 이에 미달하면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엠비케이파트너스에 맞서 조양래 명예회장을 통해 우호 지분 매입에 나섰다. 장남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손잡은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지난 15일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공개 매수 단가를 2만원에서 2만4천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고, 그의 친형인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주요 주주인 효성첨단소재가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시장에서는 엠비케이파트너스의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엠비케이파트너스의 공개 매수가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초기 2만750~2만2550원을 오갔으나, 최근 5거래일간은 1만5850~1만7700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호재인 경영권 분쟁이 사라지면 주가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27%(730원) 내린 1만6380원으로 장을 마쳤다.
금융당국의 조사는 변수로 남아있다. 지난 15일 엠비케이파트너스는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이 시세조종에 해당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엠비케이파트너스가 애초 제시한 공개매수가(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조 명예회장이 높은 단가에 주식을 취득했다는 주장이다.
엠비케이파트너스 쪽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이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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