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제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ABD)이 한국의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값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얘기다.
아시아개발은행은 13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아시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고 기획재정부가 전했다. 이 기구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3.6%, 2.5%로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에 견줘 올해와 내년 모두 0.3%포인트씩 올려 잡은 것이다.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과 함께 수요 쪽 물가 압력을 반영한 근원 물가의 상승 압력이 지속된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에 앞서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물가(상승률)는 3.6%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고, 12월엔 3.3%보다 소폭이나마 하향세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기구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실질 성장률 전망값은 지난 9월과 같은 1.3%, 2.2%로 유지했다.
반면 아시아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9%로 기존 대비 0.2%포인트 높였다. 내수·제조업 회복과 서비스업 강세, 중국 및 인도의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 등을 고려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값은 기존과 같은 4.8%를 제시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종전보다 0.3%포인트 상향하고, 내년 전망값은 4.5%로 유지했다.
또 아시아 지역의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은 각각 3.5%, 3.6%로 9월 전망 대비 0.1%포인트씩 올려 잡았다. 이 기구는 향후 아시아 지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미국·유로존 등 선진국 통화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엘니뇨, 식량 수출 규제, 중국 부동산 시장 등을 꼽았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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