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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0대 재벌 내부거래 1년 새 40조 불어나

등록 2023-12-11 16:15수정 2023-12-12 02:34

공정거래위, 2022년 내부거래 현황 발표
총수일가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도 많아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재벌기업의 계열사간 내부거래(상품·용역·자금·자산·상표권 등) 금액 및 비중이 2년 연속 증가했다. 10대 재벌 내부거래 금액은 1년 사이 40조5천억원이 불어났다. 삼성에스디에스(SDS) 등 시스템통합(SI) 업종의 내부거래 비중은 63.1%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이런 내용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 집단 내부거래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5월 지정된 공시대상기업 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82곳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총매출액 대비)은 33.4%(752조5천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처음 공개된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477조3천억원으로, 전체 내부거래의 63.4%를 차지했다.

2년 연속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74곳의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2022년 12.3%로, 전년과 비교해 0.5%포인트 올랐고, 금액은 53조3천억원 증가한 270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국내계열사 내부거래 금액은 2021년 155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196조4천억원으로 불어나, 최근 5년 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에스케이(SK)가 21조원, 현대차가 10조원 정도 늘었다”며 “에스케이는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계열사 간 매출이 늘었고,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수직 계열화된 계열사 부품 매출이 올랐다”고 말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기업집단은 셀트리온이었다. 이 회사의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는 비중은 62.5%에 달했다. 한국타이어(62.4%), 삼성(58.3%), 에스케이(55.8%), 현대자동차(52.9%) 등이 뒤를 이었다. 내부거래액은 삼성 244조2천억원, 현대자동차 131조6천억원, 에스케이 125조원 등이다.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여전했다. 20%가 넘는 총수일가 지분율을 가진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2021년 8.6%에서 2022년 11.7%로 늘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에 물량을 몰아주는 경향이 더 확연해졌다는 얘기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한국표준산업 중분류·내부거래 규모 2조원 이상)은 삼성에스디에스(SDS)·엘지씨엔에스(LG CNS) 등이 포함된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으로, 그 비중이 63.1%에 이른다. 엘지유플러스 홈서비스·에스케이 홈앤서비스 등 통신설비 업체들을 포함한 ‘전문직별 공사업’과 에스원(삼성)·에스케이쉴더스 등 보안업을 포함한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55.0%, 50.6%였다. 이들 업종의 절반 이상 매출이 동일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홍 과장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크고 금액이 많다고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의 플러스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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