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했다. 우리 경제의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3대 지표가 모두 쪼그라드는 ‘트리플 감소’는 지난 7월에 이어 석달 만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 지수는 111.1(2020년=100·계절조정)로 한 달 전에 견줘 1.6% 하락하면서 석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20년 4월 1.8% 하락한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제조업 등 광공업 부문이 3.5% 줄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11.4%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9월 생산이 많이 늘어난 기저효과와 임시공휴일(10월2일) 지정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면서 전산업 생산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는 생산 및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고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흐름이 있다”며 “생산 물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오르고 있어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도 0.9% 줄면서 다섯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보통신 부문은 1.3% 늘었으나, 도소매와 금융·보험 부문이 각각 3.3%, 1.2% 줄어든 영향이다. 소매 판매 역시 0.8%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4.3%)와 의류 등 준내구재(1.0%)는 모두 증가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3.1%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추석 명절 때 늘었던 소비가 줄어든 기저효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국내 설비 투자도 3.3% 쪼그라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이 줄면서 기계류 투자가 4.1% 감소한 탓이 컸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도 1.2% 줄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하며 5개월 연속 내렸다. 반면, 6∼9개월 뒤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3%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올랐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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