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결혼한 부부 10쌍 중 1쌍이 외국인 가족을 꾸린 다문화 부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혼인 건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다문화 혼인은 반등하며 다문화 부부 비중이 커진 셈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2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 사람이 외국인과 결혼한 다문화 혼인 건수(귀화 외국인 포함)는 1만7428건으로 1년 전에 견줘 25.1% 늘었다. 증가 폭은 2008년 해당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크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때인 2020~2021년 이동 제한으로 다문화 혼인이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문화 혼인 건수는 2008년 3만6629건에서 2012년 2만9224건, 2016년 2만1709건 등으로 추세적으로 감소했다. 중개 브로커를 낀 국제결혼 등이 사회문제가 되며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다. 코로나 당시인 2020년과 2021년엔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제한되며 각각 1만6177건, 1만3926건까지 줄어들었다. 다문화 혼인 건수가 지난해 다시 1만7천건 정도로 반등했으나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엔 못 미치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전체 혼인 건수에서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1%로, 결혼한 10쌍 중 약 1쌍꼴로 확대됐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 비중은 2008년 11.2%에서 2015년 7.4%까지 내려갔다가 2019년 10.3%를 찍고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7.6%, 7.2%를 기록한 바 있다. 결혼 자체가 워낙 줄다 보니 신혼부부 중 다문화 부부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문화 혼인은 한국인 남편-외국인 아내 유형이 전체의 66.8%, 한국인 아내-외국인 남편이 20.0%를 차지했다. 귀화자와의 혼인은 13.2%였다. 다문화 혼인을 한 한국인 남편의 나이는 45살 이상이 31.2%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 아내는 30대 초반(30~34살)이 24.6%로 최대였다. 부부간 나이 차는 남편이 10살 이상 많은 부부 비중이 35.0%에 달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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