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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낙하산 논란 김남성 한국부동산원 이사, 노조가 출근길 저지

등록 2023-11-27 17:34수정 2023-11-27 17:43

노조 “부동산원 직원들은 ‘무자격자’ 발언 사과해야”
한국부동산원 대구 본사. 부동산원 누리집
한국부동산원 대구 본사. 부동산원 누리집

한국부동산원의 신임 산업지원본부장(상임이사)으로 보직임명된 김남성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사가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로 정상 출근을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노동조합은 부동산원 직원들에 대한 폄하 발언 등에 대해 김 본부장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출근 저지 운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27일 한국부동산원과 노동조합 말을 종합하면, 부동산원 노조와 상급단체인 금융노련 관계자 등 30여명은 이날 오전 대구광역시 동구 신서동 한국부동산원 앞에서 김 본부장의 출근을 막았다. 김 본부장은 지난 24일 임기 2년의 신임 산업지원본부장으로 임명돼 이날 첫 출근하는 길이었다.

노조는 앞서 상임이사 공모 과정에서 김 이사가 다른 2명과 함께 최종후보에 포함됐을 때부터 성명 등을 내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노조는 김 이사의 과거 부동산원 직원에 대한 폄하 발언, 업무상 횡령 전력 등을 문제삼고 있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 부회장을 지낸 김 본부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원 직원 1천명 중 감정평가사가 200명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무자격자이기 때문에 공시업무를 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다. 해당 업무는 감정평가사에 넘겨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 본부장은 감정평가사사무소협의회에 있을 때 업무상 횡령으로 기소 유예된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홍석 부동산원 노조 위원장은 “저도 감정평가사이고 이 회사에 20년간 근무했지만, 부동산원과 그 구성원을 폄하했던 이런 분이 어떻게 그 조직의 임원을 할 수 있느냐”면서 “아직까지 본인 발언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 표명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외부 인사라고 다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분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것”이라며 “조합원 97%가 임명 반대 서명에 참여한 만큼 출근 저지 등의 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동산원은 지난 6월 상임이사 공모에 들어간 뒤 상임이사 자문위원회의서류 심사 등을 거쳐 8월 김 본부장을 최종 후보군(2인)에 선정했다. 이후 김 본부장이 낙하산으로 온다는 소문을 접한 노조의 반발로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가 두 달 이상 열리지 못했으나 최근 회사 밖에서 기습적으로 이뤄진 이사회와 주총 의결을 통해 김 본부장이 상임이사로 임명됐다.

부동산원 안팎에서는 부동산원의 역할과 기능을 공개적으로 폄훼했던 인물이 부동산원 상임이사로 낙점되는 상식 밖의 인사가 이뤄진 배경에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손 쓰지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감정평가업계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 모임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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