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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올트먼 영입 MS ‘AI 쿠데타’ 성공…챗지피티 돌잔칫상 엎은 오픈AI

등록 2023-11-21 13:25수정 2023-11-21 16:57

지난 20일(현지시각) 오픈에이아이에 방문증을 받아 들어가 이사회와 해임 번복 논의를 한 샘 올트먼이 자신의 엑스에 올린 사진.
지난 20일(현지시각) 오픈에이아이에 방문증을 받아 들어가 이사회와 해임 번복 논의를 한 샘 올트먼이 자신의 엑스에 올린 사진.

누군가는 ‘또라이’라 했고, 누군가는 ‘천재 같다’고 했다. 지난해 11월30일, 인간의 모든 질문에 인간의 언어로 답을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대중 서비스 ‘챗지피티(ChatGPT)’가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놀라고 감탄하며 내놓은 말이다. 그 대상은 챗지피티 그 자체, 혹은 그것을 만든 회사 오픈에이아이(OpenAI) 또는 이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였을 수 있다. 1년 만에 그 셋 모두가 큰 변화를 겪으며 안갯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챗지피티를 공개해 두달 만에 사용자 1억명을 모으고 전 세계적인 투자를 이끌어낸 샘 올트먼이 오픈에이아이 이사회 결정에 따라 최고경영자에서 해임된 지 사흘 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행’을 결정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엠에스 주가는 치솟았고, 오픈에이아이 투자자들은 이사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의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 공동창업자까지 “이사회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고, 직원들은 항의 서명에 나서고 있다.

올트만 영입 소식을 알린 엠에스 주가는 2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2.05% 오른 377.44달러(48만8596원)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다. 이날 장중에는 378.87달러(49만447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오픈에이아이에 130억달러(17조원)를 투자해온 엠에스는 지난 주말 올트먼의 오픈에이아이 복귀 논의가 실패로 끝나자마자 “올트먼이 오픈에이아이 이사회 의장이자 공동창업자였던 그레그 브록먼과 함께 엠에스에 합류해 첨단 인공지능 연구팀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이제 엠에스가 인공지능 개발에서 더욱 강력한 위치에 서게 됐다”(웨드부시 증권) 등 ‘승자는 엠에스(MS)’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오픈에이아이는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수츠케버 공동창업자는 이날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사회의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나는 오픈에이아이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오픈에이아이 투자자들이 이사회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알렸고, 뉴욕타임즈는 “오픈에이아이 직원 770명 중 700명 이상이 샘 알트만이 돌아오지 않으면 엠에스로 떠날 수도 있다는 서한에 서명해 오픈에이아이의 미래가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이라는 창업 정신을 지키기 위한 오픈에이아이 내부의 ‘쿠데타’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엠에스의 쿠데타’로 평가되고 있다. 투자회사 맥쿼리는 이날 “사티아 나델라 엠에스 최고경영자가 오픈에이아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야심 찬 인재’를 확보하면서 자신만의 쿠데타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오픈에이아이의 임시 최고경영자가 된 에멋 시어는 자신의 엑스를 통해 “올트먼의 해임과 관련한 절차와 소통이 매우 잘못 처리돼 회사의 신뢰도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향후 30일 동안 독립적인 조사관을 고용해 절차 문제를 조사하고, 조직 개편과 투자자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트먼 해임은 (알려진 것처럼) 이사회와의 안전에 대한 의견 불일치 때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향후 오픈에이아이의 선택이 전세계 인공지능 업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는 “비영리 연구단체로 창업했던 정신과 돈을 투자한 곳들 사이에서 오픈에이아이의 결정은 무엇인지, 이번에 테스트가 될 것”이라며 “오픈에이아이가 자본 친화적인 길을 걷지 않기로 한다면 경쟁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배경훈 엘지(LG) 에이아이연구원장은 “올트먼은 오픈에이아이 구성원들에게 무조건 일반 인공지능(AGI·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위해 기여하게 했고, 이에 구성원들은 가슴이 뛰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도전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는 “오픈에이아이가 시작은 연구원들이 모여서 비영리로, 연구는 ‘개방’한다는 철학 아래 매우 이상적으로 시작했으나, 엠에스의 투자를 받고 챗지피티를 공개하고 유료화하고, 알트먼이 월드 투어를 하며 정부 고위급이나 대기업들과 만나고 하면서 현실적으로 이익 추구를 하는 기업이 돼 갈등이 커진 듯 하다”며 “향후 올트먼이 엠에스와 같은 대기업에 어떻게 적응할 지도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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