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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사회에 도움 되고 싶은데…” 청년 20명 중 1명 ‘쉬었어요’ 왜

등록 2023-11-15 17:36수정 2023-11-16 02:42

청년 ‘쉬었음’ 인구 41만명…전체 청년의 4.9%
“양질의 일자리 부족해 취업 포기하거나 유예”
청년들이 ‘쉬었음’을 택하는 주된 원인은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해서다.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33%)과 ‘다음 일 준비’(24%)를 쉬었음을 택한 주된 이유로 꼽았다. 연합뉴스
청년들이 ‘쉬었음’을 택하는 주된 원인은 ‘원하는 일자리가 부족’해서다.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33%)과 ‘다음 일 준비’(24%)를 쉬었음을 택한 주된 이유로 꼽았다. 연합뉴스

“취업에 올인했지만 지금은 지쳤고 도전의식도 안 생긴다.”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주에 무엇을 했냐는 질문에 ‘쉬었다’고 답한 20대의 목소리다. 올해만 월평균 41만명(만 15~29살 기준)에 이르는 이들은 취업자도, 그렇다고 실업자도 아니다. 한창 사회 경험을 쌓아야 할 청년들은 왜 쉬고 있을까.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취업자는 2876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34만6천명 늘었다. 석달 연속 취업자 수 증가세가 확대됐다. 돌봄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면서 10월 고용률(63.3%)은 역대 최고, 실업률(2.1%)은 역대 최소다.

고용 훈풍이 한창인 속에 쉬는 청년은 적지 않다. 지난 4주 안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은 올해 1~10월 월평균 41만명(10월 36만6천명)에 이른다. 청년 쉬었음 인구는 2016년 26만9천명에서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44만8천명)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 다소 감소하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체 청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5.0%) 이후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해 올해 10월까지 4.9%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보면 청년이 쉬는 이유의 실마리가 엿보인다. 이 자료에는 ‘쉬었음 청년’ 28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와 45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 조사 내용이 담겼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표. 11번에 ‘쉬었음’이 있다. 조사표 갈무리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표. 11번에 ‘쉬었음’이 있다. 조사표 갈무리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33%)과 ‘다음 일 준비’(24%)를 쉬었음을 택한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들 중 75%는 직장 경험이 있었고, 65%는 구직 의사도 있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굳어지고 수시·경력 채용이 확대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진입이 어려워진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결과다.

사회생활 자체에 두려움을 느껴 쉬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생활을 경험했지만 적응하지 못해 퇴사했거나 고립·은둔형 등 사회 참여 의욕이 낮은 경우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취업 경험이 있는 20대 후반 청년은 “일을 못 하는 것 같아 위축돼서 (직장을)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취업 경험이 없고 3년 넘게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20대 후반 청년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1인분을 못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쉬었음 유형에 맞춰 대책을 내놨다. 취업 준비생에게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업자가 노동시장을 이탈하지 않도록 청년 친화적 기업문화 확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립·은둔 청년에게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등 취약청년 지원책도 마련했다. 내년 예산안 배정된 관련 예산은 약 1조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쉬었음 기간이 장기화하면 청년 개인의 고용 가능성과 질이 저하되고 청년이 비노동력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책도 필요하지만 경기 회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과 쉬었음 인구는 상관관계가 크다”며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가 적을 때 비경제활동 인구 청년층이 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 정책 자체는 대증요법이어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경제·산업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태호 박종오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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