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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 중간재 수출 베트남서도 주춤 …갈수록 중국산에 밀려

등록 2023-11-08 15:08수정 2023-11-09 01:20

KDI,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
부산항. 연합뉴스
부산항. 연합뉴스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중국시장에서 빠져나와 베트남에 대거 진출하고 있으나 2017년을 정점으로 베트남시장에서 한국산 중간재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중국산 중간재가 경쟁력 비교우위를 앞세워 빠르게 한국산을 대체하고 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를 내어, “중국의 중간재에 대한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과 중국 간 국제 분업 관계가 약화하면서 해외 중간재 시장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 기업들이 중국시장 대신에 문을 두드려온 곳은 베트남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간재수출국 가운데 중국 비중은 2007년 29.4%→2022년 25.7%로 줄었지만, 베트남은 같은 기간 2.0%에서 10.7%로 급등했다.

하지만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수를 중심으로 실력을 키워 다른 중간재 시장을 노렸다. 베트남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베트남 중간재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4.8%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중국은 이때를 기점으로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7년 4.6%포인트까지 좁혀졌던 두 나라 중간재 점유율 격차는 2021년 13.2%포인트(중국 35.3%, 한국 22.1%)까지 확대됐다. 보고서는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은) 중국과의 국제분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수출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지 않은 경우 수출 다변화가 효과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이 최종제품을 만들어 재수출하는 분업 관계 약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07년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품목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한 비중은 37.2%였지만, 그 비중은 2014년 23.6%, 2022년 22.0%까지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중간재 생산기술이 발전해 굳이 한국산을 쓰지 않아도 돼서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오르면서, 최종 제품 생산지로서의 매력을 잃은 점도 한몫했다.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편, 보고서는 최근 중국 부동산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국내 영향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중국 건설업 생산이 10% 감소하면 중국시장 중간재(건설자재·화학 및 금속제품 등) 수출 감소 경로를 통해 우리 국내총생산(GDP)이 0.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소득 감소에 따른 추가적인 간접적 파급효과를 포함하면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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