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급보증 의무를 고의적으로 회피한 건설회사가 과징금 3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대명종합건설 및 대명수안이 ‘남영주 평내 대명루첸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2018년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10개 하청업체와 12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급보증 의무를 회피했다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사실상 동일한 사업자로 결론이 났다.
발주사로부터 건설을 위탁받은 원사업자는 하청업체(수급사업자)가 하도급 대금을 안정적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지급보증을 해줘야 한다. 대금 지급이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해 보험회사 등과 지급보증계약을 맺어둬야 하는 것이다.
다만, 발주사가 하청업체에 직접 대금을 지급한다는 합의를 할 때는 예외적으로 보증지급을 하지 않아도 된다. 두 회사는 이런 예외조항을 악용해 지급보증을 회피했다가 적발됐다.
총 12건의 하도급 계약 가운데 9건은 발주사(루첸파크)가 직접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해 지급보증 의무를 피한 뒤, 발주사가 아닌 원사업자가 대금을 하청업체에 지급했다. 나머지 3건은 발주사의 대금 지급합의서를 작성하지 않고도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원사업자가 고의로 지급보증을 회피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과징금(3억원)을 부과했다. 통상 지급보증 의무 위반 땐 시정명령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는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원사업자들의 실질적 의무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수급사업자 보호를 위해서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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