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도에서 소 15만마리 이상을 폐사시킨 소 피부병 ‘럼피스킨병’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축산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0일 충남 서산 한우 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이후 22일까지 충남·경기 5개 시·군에서 총 10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선 21일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서산시 농장에서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경기 김포시 소재 젖소 사육 농장 등 6곳도 확진으로 확인됐다.
정황근 중수본 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엄중한 상황”이라며 “서해안 발생지역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는 럼피스킨병 발생을 처음 확인한 지난 20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높이고 긴급 방역을 확대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는 농장의 소는 모두 살처분하고, 경기·인천·충남권의 축산시설 종사자 및 차량의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48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럼피스킨병은 럼피(Lumpy·혹덩어리)와 스킨(Skin·피부)의 합성어로, 소가 모기·파리·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감염되는 제1종 가축 전염병이다. 폐사율은 10% 이하지만 이 병에 걸린 소는 온 몸에 단단한 혹이 나고 고열,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 럼피스킨병 백신 54만마리분을 수입한 데 이어 다음달 초까지 백신 170만마리분을 추가로 도입해 경기·충남권 등의 소 긴급 백신 접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 뒤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약 3주가 걸린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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