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에 도달하고 미 연방준비제도가 고금리 장기화를 연일 공언하는 등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채권에서 단기채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채권은 만기가 짧아 시중 금리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다.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4~20일) 개인투자자의 장외채권 순매수액(1조9400억원) 중 만기가 6개월 이하인 단기채 비중은 38%였다. 6개월 초과~1년 이하 채권 비중은 약 24%로, 1년 이하 단기물 비중이 이달 장외채권 순매수액의 62%에 달했다. 최근 6개월간 개인투자자의 장외채권 순매수액 중 1년 이하 단기물 비중을 살펴보면, 37%(5월)→47%(6월)→52%(7월)→54%(8월)→60%(9월) 순으로 꾸준히 오름세였다.
개인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한 원금의 평균회수기간을 살펴보면, 지난 20일 기준 3.57년이다. 연초 2.83년에서 지난달 3.74년까지 꾸준히 길어지다가 이달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종목별로 봐도 개인의 단기채 선호 현상은 두드러진다. 삼성증권의 최신 리포트를 보면, 지난 8월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은 국고채 30년물이었으나, 9월에는 국고채 3년물이 순매수 1위에 올랐다.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우선 단기채에 비중을 두고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시중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고금리가 장기화할수록 주식 대비 채권의 매력도가 올라가는 만큼 채권 투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29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 규모(20조6113억원)를 이미 훌쩍 넘었다. 삼성증권이 고객 채권 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 국채 투자고객은 1만21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9명)의 4.5배에 달했다. 다만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33억원에서 16억원으로 줄었다. 소액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어난 셈이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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