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변사자의 비강 내 그을음을 확인할 수 있는 ‘키트’가 제 9회 과학치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3월 인천 현대시장 화재 현장의 모습.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변사자의 사망 시점을 현장에서 ‘키트’ 하나로 확인할 수 있다면? 범인에게 채우는 수갑 때문에 손목이 다치지 않도록 수갑을 다시 만들 순 없을까?
발전한 과학 기술을 치안 현장에 도입하려는 취지의 행사인 ‘과학치안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이 19일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2015년 시작해 올해로 9회를 맞이했다. 올해 공모전에는 경찰과 일반 국민 등 473건의 아이디어가 몰렸고 이 중 13건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대상인 국무총리상은 화재 현장에서 변사자를 검시할 때 불이 난 뒤에도 숨을 쉬고 있었는지 식별을 위한 ‘비강 내 그을음 채취 키트’를 제안한 대구광역시경찰청 과학수사과 소속 김연정 검시조사관이 수상했다. 이런 키트가 개발될 경우 변사자의 사망 원인과 화재와의 연관성을 보다 빨리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부 최우수상은 인천광역시경찰청 소속 김기성 경감이 제안한 ‘범인 체포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을 자동으로 고지하고 촬영된 영상을 치안상황실과 실시간 공유’하는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국민부 최우수상은 법무부 서울남부구치소 소속 공무원인 백성현‧이용희‧권순용 팀이 제안한 ‘손목 보호와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인권친화 밴드형 스마트 수갑’이 선정됐다.
접수된 아이디어는 효과성, 독창성, 실현 가능성과 함께, 기술적‧정책적 요소에 대한 중복성을 검토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수상작을 비롯한 우수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정책 반영 및 연구개발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치안 현장과 국민의 시각에서 제안된 참신한 아이디어가 연구개발로 이어지는 가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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