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디비(KDB)생명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전격 포기했다. 산업은행의 다섯 번째 매각 시도마저 불발됐다.
산업은행은 18일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케이디비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 쪽은 “회사의 보험업 강화 전략의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지난 7월 하나금융지주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개월가량 실사작업을 진행해왔다.
하나금융지주는 케이디비생명보험을 인수해 업계 하위권인 자회사 하나생명보험을 상위권으로 발돋움시키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이런 비은행 강화 계획이 무리라는 지적도 시장 안팎에서 나왔다. 약 2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케이디비생명보험 인수가격 외에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8천억원가량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산은은 케이디비생명보험 보통주에 현재 추산되는 매각가격의 4배가 넘는 9488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산은의 하나금융지주 매각 시도에 대해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꾸준히 나왔는데, 다섯 번째 시도마저 실패한 것이다.
산은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펀드를 만들어 케이디비생명보험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부터 케이디비생명보험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20년에는 제이시(JC)파트너스가 네 번째로 케이디생명보험 인수를 시도했으나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불승인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산은은 이날 “케이디비생명보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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