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난 4월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희생자 집 들머리에 추모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3년간 2번 이상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 명단이 오는 12월 처음으로 공개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12일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오는 12월 넷째 주에 악성임대인 공개 명단을 처음으로 확정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대인정보공개위는 지난달 29일 시행된 개정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정보 공개 대상자를 심의·의결하기 위한 회의체로,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임명한 위원장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주택도시기금법이 정한 명단 공개 대상자 요건은 △구상채무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 2건 이상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불이행했거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구상채권(비용, 원금, 이자 포함)이 2억원 이상인 경우,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재집행 또는 보전처분이 신청되어 효력이 발생한 경우다. 이 가운데 1가지만 충족되어도 정보 공개 대상이 된다.
정보 공개 대상자에게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먼저 채무 상환을 촉구하고 2개월의 소명 기회를 준다. 그런 뒤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가 채무 상환 여부와 소명 자료 등을 종합 검토해 공개 여부를 심의·의결하고, 최종적으로 공개가 결정되면 임대인의 주요 정보가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 누리집, ‘안심전세’ 앱에 공개된다. 공개되는 정보는 임대인의 성명, 나이, 주소,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 금액, 채무 불이행 기간, 공사의 보증채무 이행일, 구상채무 금액,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 신청횟수 등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공개할 수 있는 악성임대인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전세금 안심대출 보증, 임대 보증금 보증으로 발생한 구상 채무자에 한한다. 즉, 보증보험 미가입 주택의 임대인이거나 에스지아이(SGI)서울보증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 주택 임대인은 공개 대상이 아니다.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이번 명단 공개로 임차인은 별도의 동의 없이 자신의 임대인이 악성 임대인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임차인들은 계약 체결 전 꼭 안심전세 앱 등을 통해 명단을 확인해 전세사기를 예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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