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가 본사 마케팅 부서를 통해 16여개의 네이버카페를 개설 및 운영하면서 그 안에서 다양한 불법홍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우형철 강사의 유튜브 영상. 영상 갈무리
해커스그룹이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취업 카페를 일반인이 운영하는 카페처럼 꾸며 직원이 추천글·댓글을 작성하는 등 기만적인 광고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억8천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12일 “해커스가 2012년 2월∼2019년 1월 독취사 등 16개 네이버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해커스와의 관련성을 누락한 채 자사 강의, 교재 등을 추천·홍보하는 채널로 적극 활용했다”고 밝혔다.
해커스가 카페 메인화면, 작성자 닉네임, 게시글 등에 해커스 관련성을 표시하지 않은 탓에 카페 가입자인 일반 수험생들은 해커스 추천 게시글과 댓글을 일반인이 작성한 것으로 인식했지만 사실 직원이 작성한 글이었다. 특히 해커스는 수험 수기 등 게시글에 해커스 홍보와 강사 장점을 녹여 작성하도록 직원들을 교육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가성비가 있는 인터넷 강의를 추천해달라는 글에 해커스 직원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가성비는 해커스’라고 추천하는 댓글을 달았다. 또 해커스는 카페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해커스 강의가 1위가 되도록 대응했고, 이 결과를 수험생 질문 글에 대한 답변에 활용하거나 카페 메인화면에 배너로 붙여 홍보했다. 경쟁 사업자 추천 게시글을 삭제하고 해당 작성자의 활동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카페가 포털 검색 상위에 노출되도록 관리자 외에 직원의 가족, 지인 명의 등 복수 아이디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런 광고행위가 기만적 광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7억8천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오랫동안 은밀히 카페를 운영하며 상업적인 광고에 해당하는 직원의 게시글·댓글들을 일반 수험생의 글인 것처럼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커스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관련 글을 삭제하고 2019년 1월부터 카페 메인에 ‘with hackers’(위드 해커스)를 기재하고 카페 왼쪽메뉴 하단에 사업자 정보를 기재했다. 16개 카페 회원 수는 총 800만6350명(2021년 5월25일 기준)에 이른다. 독취사가 301만6364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만명이 넘는 카페는 토익캠프(89만1590명), 공취모(88만1823명), 독공사(74만882명), 독금사(54만874명) 등 4곳이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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