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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치적 양극화 풀려면 더 많은 ‘자유 사용재’ 필요”

등록 2023-10-11 13:30수정 2023-10-11 13:36

‘다중위기 시대: 공존의 길을 찾아’ 아시아미래포럼 개막
맨스브리지 ‘민주주의 위기의 근원’ 기조강연서 강조
제인 맨스브리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민주주의 위기의 근원’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제인 맨스브리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민주주의 위기의 근원’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18세기 민주주의 매커니즘을 통해 현재 필요한 정도의 규제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합법적 정당성’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정치적 양극화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해온 제인 맨스브리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명예교수는 11일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한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민주주의 위기의 근원’을 주제로 한 기조세션1 발표에서 “우리는 점점 더 상호의존성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자유 사용재’(Free use goods)를 점점 더 사용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되면 ‘무임승차’(Free Riding)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러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해결책 모색을 촉구했다.

2018년 정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요한 쉬테상을 받은 맨스브리지 교수는 탁월한 학문적 성취로 평가받는 학자다. 지난해 미국정치학회에서 주는 벤자민 E. 리핀콧상을, 2년 전에는 국제정치학회에서 주는 칼 도이치상 등을 수상했다. 2012년 미국정치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그는 ‘적대적 민주주의를 넘어’(Beyond Adversary Democracy) 등을 펴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유 사용재’가 필요하다며 이를 설명하기 위한 틀로 무임승차와 규제, 국가의 강제력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누구나 공짜로 쓸 수 있는 도로, 항만, 안보, 법, 질서 등 자유 사용재를 더 많이 공급해야 정치 양극화를 줄일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조세 징수 등 국가의 강제력과 이를 어겼을 때 벌금을 매길 수 있는 합법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맨스브리지 교수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재설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일단 국가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의 가장 깊은 토대는 상호의존성 증가에서 온다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며 “민주주의를 재설계할 때 대표들과 시민들은 계속해서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8세기 민주주의 매커니즘은 현재의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 한국은 강력한 국가이지만, 또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충분히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기업가 정신도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국가다. 창의성도 갖고 있고, 교육 수준도 높다”며 “이런 총체적인 사고와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세계를 도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브리엘 쥐크만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불평등의 대가, 누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가브리엘 쥐크만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불평등의 대가, 누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맨스브리지 교수에 이어 ‘불평등의 대가, 누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가’를 주제로 기조세션 3 발표에 나선 가브리엘 쥐크먼 미국 버클리대 교수(경제학)는 “다국적 기업이나 고소득층 등의 조세에 대한 경쟁과 탈세는 자연법칙이 아니라 정책적인 선택이다. 국가 이동이 자유로워진 시점에서 조세회피를 제한할 수단은 이제 한정적인 상황”이라며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저세’란 정책의 도입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이렇게 확보한 세금은 기후위기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에 제공해 그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고 했다.

‘다중위기 시대: 공존의 길을 찾아’를 주제로 한국 사회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려 개회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다중위기 시대: 공존의 길을 찾아’를 주제로 한국 사회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려 개회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포럼 오후 세션에서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아시아정책대화를 통해 ‘공존의 미래, 사회연대경제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공동체의 연결과 회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어 한국 언론 최초로 실험하는 ‘한국의 대화’(Korea Talks)를 진행한다. 지지 정당이 다르면 적대하는 현실에서 관점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이해하려는 시도다. 끝으로 ‘ESG 워싱을 넘어, 새로운 지속가능보고 제안’이란 주제 아래 폴 래드 유엔사회개발연구소장이 특별 연설을 하고, 카타리나 헤어초크 머니케어 공동 창업자가 강연한다. 유엔사회개발연구소가 개발한 지속가능발전 성과지표(SDPI)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성 성과에 대한 조사 결과도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다중위기 시대: 공존의 길을 찾아’ 주제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행사장에는 포럼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관계 인사와 기업인,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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