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지난 9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정보 공시 의무화를 요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의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후공시 의무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혜윤 기자
이에스지(ESG) 경영이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에스지 워싱(ESG Washing)에 대한 문제가 함께 지적되고 있다. 이에스지 워싱이란 이를테면 석유가스투자를 주로 하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및 저탄소 광고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과 같이 기업의 이에스지 성과를 왜곡, 과장하는 것을 일컫는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에서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기후공시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다. 기업 임직원 인권 및 다양성을 포괄하는 사회 영역과 이에스지 성과를 조직적으로 관리·평가하는 거버넌스 영역은 아직 자율공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는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발전 성과지표(SDPI)를 발표했다. 지표는 총 61개로 단기 실적 중심의 기존 이에스지 보고체계를 보완하고, 기업을 둘러싼 환경·사회 이해관계자 등 이에스지 맥락을 반영하고 있다.
오는 10월11일 오후 대한상의 지하 2층 중회의실B에서 열리는 아시아미래포럼 분과세션 3에서는 이에스지 워싱을 극복하기 위한 이에스지 공시의 흐름과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성과지표의 가능성에 대해 모색한다. 폴 래드 유엔사회개발연구소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과 시민사회와의 협력, 그리고 기업 인권경영의 필요성에 대한 특별강연으로 세션의 문을 연다. 이어 2018년부터 지속가능발전성과지표 연구를 4년 간 이끈 이일청 유엔사회개발연구소 선임연구조정관이 지표의 특징과 기존 보고체계와의 차별점 등 지속가능발전지표를 통해 기업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이에스지 경영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한다.
세션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발전성과지표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도 함께 제시된다. 오스트리아 투자정보제공기업인 머니케어 공동창업자인 카타리나 헤어초크는 인공지능 기술로 수집한 글로벌 250여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에스지 동향과 흐름을 살펴본다. 지속가능발전성과지표의 또 하나의 특징은 기업의 공시 데이터 이면에 숨겨진 기업을 둘러싼 사회·환경적 맥락 데이터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지속가능발전지표의 질적 데이터 특성에 주목해, 유엔사회개발연구소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 7월부터 글로벌 IT 상위 5개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연구를 담당한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변동팀장이 발제자로 나서서 지속가능발전지표의 구체적인 적용사례를 통해 글로벌 IT 기업들의 지속가능성과를 점검해 볼 예정이다.
토론자로는 이은선 경상국립대 교수(경제학)를 비롯해,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 박세원 키움투자자산운영 ESG전력팀장이 나서며,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원장이 좌장을 맡는다. 토론자들은 이에스지 워싱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지속가능보고지표의 적용 및 개선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세션 참가는 아시아미래포럼 누리집(
www.asiafutureforum.org)를 방문하거나, 아래 참가등록 QR코드로 신청하면 된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더나은사회연구센터장
ek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