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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유커 돌아와도, 항공사들 일단 지켜본다…왜?

등록 2023-08-15 06:00수정 2023-08-15 11:23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전면 허용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속속 입국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의 한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전면 허용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속속 입국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의 한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허용으로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항공업계는 노선 확대와 같은 적극적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불황 등으로 인해 관광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은 14일 중국 노선 증설에 대해 수요 회복세를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당 121회로 가장 많은 한-중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단계적으로 공급을 증대할 예정”이라며 “운항 허가를 받는 등 준비 시간을 고려해 (공급 확대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중국 단체여행객 수요 조사와 운항 허가 취득 등에 길면 석달 가량 걸리는 데다, 수요가 크게 늘어난 일본·동남아 노선에 투입했던 여객기를 돌리려면 스케줄 재조정도 필요하다.

항공업계 등 국내 여행 산업이 일단 ‘수요 회복’을 지켜보겠다고 하는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한-중 관계 등 변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4.4%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인들이 호경기를 배경으로 줄지어 해외 여행을 나오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중국 경제 상황이 유커 효과를 제한할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9월 이후 중국 단체여행객 규모와 이들의 구매력 회복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단체여행객 규제라는 걸림돌이 사라졌지만 주택경기와 소비심리 회복이라는 관문이 아직 남아있다”고 짚었다.

또 한-중 관계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 갈등으로 냉각된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도 불안 요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드 갈등 이후 중국 관광은 완전히 꺾였다고 본다. 무조건 한국이 좋다는 분위기도 사그라들었고 양국 관계가 예전 같은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바운드(한국행 관광 수요)뿐 아니라 아웃바운드(한국발 중국행 관광 수요)도 받쳐줘야 왕복 노선을 확대할 수 있는데, 양쪽 수요가 어떻게 될지 코로나19 이후이다보니 예상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올해 상반기 관광수지는 46억5천만달러 적자로 2018년 이후 최대 적자(상반기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보고서를 보면, 중국인 단체여행객은 2010년 이후부터 사드 갈등 이전까지는 중국 여행객 가운데 평균 38.4% 정도를 차지했다. 중국의 황금연휴로 꼽히는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와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9월23일~10월8일) 기간이 양국 관광 수요 회복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일단 투자자들은 중국 단체여행 허용 조처가 국내 항공·여행 업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국 단체여행 허용 수혜주로 꼽히는 티웨이항공(3.42%), 롯데관광개발(15.10%), GKL(5.04%), 한국화장품(12.05%) 등이 전날 대비 강세를 보였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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