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한 관계자가 5만원권을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5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의 부동산 부실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9원 오른 1324.9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31일(1327.2원)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30년물 국채 입찰 부진 등의 영향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김승혁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다른 나라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기에 달러자산 수요가 높아지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면서 예상치(3.3%)를 소폭 밑돌면서 정책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이 실렸음에도, 여전히 물가 우려가 상존하는 데다가 메리 데일리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승리를 선언해선 안 된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도 달러 강세(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벽계원)의 채무불이행 위험 등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위안화 약세도 ‘프록시(대리) 통화’로 간주되는 원화 가치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위안 기준가는 전장 대비 0.0011위안 오른 7.1587위안이었다.
신한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 국채 발행 홍수에 따른 금리 상승과 다수 악재가 단기에 환율 상승을 초래했으나, 시장이 악재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가 다시 몸을 낮출 것”이라며 “중국도 시급한 부동산 위기를 억제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에 나서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