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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택배 없는 날’ 헐뜯는 행태 유감”…CJ-쿠팡 갈등 또 격화

등록 2023-08-11 15:59수정 2023-08-11 19:16

대한통운 “사회적 합의 무시하고 업계 노력 폄훼” 비판
앞서 쿠팡 “우린 365일 휴가 가능…타사는 용차료 부담”
씨제이대한통운 배송차량. 씨제이대한통운 제공
씨제이대한통운 배송차량. 씨제이대한통운 제공

쿠팡과 씨제이(CJ)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햇반’을 둘러싼 씨제이제일제당과의 갈등, ‘뷰티 시장’을 사이에 둔 쿠팡의 씨제이올리브영 ‘갑질 신고’에 이어, 이번엔 씨제이대한통운이 ‘택배 없는 날’ 참여 여부를 놓고 쿠팡을 겨냥하고 나섰다.

11일 씨제이대한통운은 보도자료를 내어 “대부분의 택배사가 14일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한 가운데, 이를 응원하며 주문 시기 등을 조정해 주는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헐뜯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씨제이대한통운이 말하는 ‘일부 업체’는 쿠팡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택배 없는 날은 주요 택배사들이 2020년 고용노동부 등과 합의해 택배기사들이 징검다리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루 휴무에 들어가는 날이다. 올해엔 월요일인 14일을 쉬면 주말을 포함해 3일 연휴가 가능하다.

씨제이대한통운은 이어 “경영부담을 감수하고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는 것은 택배산업이 기업뿐 아니라 대리점, 택배기사, 간선기사 등 종사자 모두와 상생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택배사들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없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최근 한 택배업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등의 왜곡된 주장을 펼쳐 택배업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배송 차량. 쿠팡 제공
쿠팡 배송 차량. 쿠팡 제공

택배 없는 날 참여를 거부하고 나선 쿠팡은 이에 대한 택배노조와 사회적 비판이 높아지자 앞서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어 “쿠팡은 1년 365일이 택배 없는 날이다. 다른 택배사에선 상상 못 했던 8박9일 휴가가 가능한 쿠팡 씨엘에스(CLS)만의 혁신적인 ‘백업 기사’ 시스템 때문”이라며 “일반 택배업계는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해 3일 휴가를 가기 위해 75만원의 외부 택배기사(용차료)를 본인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쿠팡의 주장에 대해 씨제이대한통운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휴가를 가는 택배기사의 물량을 동료들이 대신 배송해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고, 경조사 발생 시 별도 용차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씨제이대한통운은 이어 ‘상생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따르지 않는 쿠팡을 비판했다. 씨제이대한통운 관계자는 “우리는 잘 쉬기 때문에 택배 없는 날이 필요 없다며 동참하지 않을 경우, 고객을 빼앗길 우려가 있는 중소택배사들의 참여가 원천 봉쇄된다”며 “자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수년간 진행돼 온 업계 전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매몰차게 외면하지 말고, 최소한 업계의 노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업계에서는 쿠팡과 씨제이의 관계가 점차 악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쿠팡과 씨제이제일제당은 햇반·비비고 등 납품 단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지난달엔 쿠팡이 ‘씨제이올리브영이 중소 뷰티 협력사들에게 쿠팡 입점을 제한하는 등의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여기에 택배 없는 날을 두고 쿠팡과 씨제이대한통운이 마찰을 빚으면서 두 회사의 ‘불편한 관계’가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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