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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또 ‘철근 빠진’ 아파트…LH 15개 단지 무더기 부실 확인

등록 2023-07-30 17:04수정 2023-08-01 11:45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가 발주한 아파트 15개 단지에서도 무더기로 확인됐다. 정부는 민간 건설사 발주 아파트 100여곳에 대한 안전 점검도 진행 중이라 ‘철근 누락’ 아파트는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

엘에이치는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엘에이치 서울지역본부에서 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최근 진행한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엘에이치는 인천 검단 아파트처럼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엘에이치 발주 91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경기 남양주의 한 공공분양 아파트 등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보강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을 파악했다.

무량판 구조란 별도의 보 없이 수직으로 세워진 기둥만으로 슬래브(지하주차장 지붕층) 무게를 버티는 구조다. 기둥만으로 하중을 견디려면 전단보강근이라는 철근을 필수적으로 추가해야 하는데, 인천 검단 아파트의 경우 전단보강근이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엘에이치는 이번에 철근 누락이 파악된 15개 단지 가운데 10개 단지(입주 전)는 ‘설계 미흡’으로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구조 계산을 제대로 했지만 설계 도면에 전단 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사례들이다. 나머지 5개 단지는 설계에선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입주민 협의를 거쳐 철근 누락 15개 단지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8개 단지, 지방에 7개 단지이며 분양이 5개 단지, 임대는 10개 단지다. 국토부는 무량판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단지 전수조사 결과와 대책도 8월 중에 발표한다.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엘에이치는 이 가운데 4개 단지에서는 정밀안전점검을 추진 중이고, 향후 주민과 협의해 보완 공사를 할 예정이다. 나머지 1개 단지는 현재 보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주 전 10개 단지에 대해서는 입주 전까지 보완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원 장관과 이한준 엘에이치 사장은 철근 누락 아파트가 시공·준공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책임자 징계와 고발 조처를 예고했다. 원 장관은 엘에이치에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 등 필수 설계와 시공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처와 함께 즉각 수사의뢰, 고발 조처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한준 사장은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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