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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폐플라스틱 확보하라”…석유화학기업, 발동 걸린 이유는

등록 2023-07-25 07:00수정 2023-07-25 08:13

경기도 용인시재활용센터에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재활용센터에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폐플라스틱 수급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 4월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석유화학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품질이나 공급 불확실성 탓에 투자 계획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정을 고려한 조처다. 배출원별 발생량이나, 선별·처리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게 연구 목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상품을 내놓거나 관련 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곳도 있다. 한 예로 에스케이(SK)케미칼은 최근 오뚜기와 함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식품 용기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울산 페트(PET) 공장 전체를 재생 페트 공장으로 전환한다는 청사진을, 충남 당진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열분해유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엘지화학도 완공도 전에 증설 검토 방침을 최근 내놨다.

이들 기업이 서둘러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나선 건 전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가 그 배경이다. 한 예로 유럽연합(EU)은 페트 음료병을 만들 때 2025년부터 25%, 2030년부터 30% 이상 재생 페트 재활용을 의무화했다. 또 2021년부터 포장재 플라스틱 폐기물에 1㎏당 0.8유로를 부과하는 ‘플라스틱세’도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30%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여기에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자체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점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서둘러 투자에 나서는 또다른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2050년 전체 플라스틱 시장의 60%에 해당하는 약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걸로 본다. 600조원 시장을 놓고 석유화학 기업 간 각축전이 앞으로 전개될 것이란 얘기다.

문제는 재활용을 위한 폐플라스틱의 안정적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러 국내 기업이 해당 사업에 뛰어들고는 있으나 어느 업체도 사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이 어느 정도 규모로 존재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장용철 충남대 교수(환경공학과)는 “고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은 선별조차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쓸만한 폐플라스틱 값이 최근 수년간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압축 페트(PET) 값은 2018년 ㎏당 252원에서 올해 6월 기준 512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두가지 전략으로 폐플라스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식은 폐기물 관리 업체나 지방단체와 공급 협약을 맺어 폐플라스틱 공급선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외에서 활로를 찾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 예가 올해 3월 에스케이(SK)케미칼의 중국 기업 슈에의 재활용 원료·페트 사업 관련 자산 인수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선 연간 페트(PET) 공급량이 20만톤인데, 중국은 광둥성에서만 200만톤의 페트를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결국은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을 선별·구분해서 제대로 공급하는 전체적인 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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