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와 엘지(LG)생활건강 사이의 ‘아이디어 베끼기’ 논란이 당사자간 합의로 일단락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1일 “3개월간의 조정 끝에 두 회사가 동반성장위원회 주관으로 상생협력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상대방에 대한 고소·신고 취하, 타투 프린터 산업 발전을 위한 협의회 구성, 신제품 개발사업 참여 등 상생협력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이번 합의에는 지난달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합의처럼 대기업 쪽이 관련 사업을 중단·포기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프링커코리아가 엘지생활건강의 사업 철수가 아니라 아이디어 도용 인정과 사과를 원했다. 서로 사업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윈윈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2018년 타투 프린터를 출시한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가 엘지생활건강이 올해 2월 내놓은 타투 프린터 제품에 대해 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타투 프린터는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을 피부나 옷에 그려주는 휴대용 프린터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 가전쇼(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링커코리아는 엘지생활건강이 2019년 사업 협업을 제안하면서 타투 프린터의 개념과 기술을 도용해 유사 제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했고, 엘지생활건강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제품군이라고 반박했다. 프링커코리아는 중기부에 행정조사를 신청했고, 엘지는 명예훼손·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맞고소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중기부는 두 회사의 자발적인 조정합의를 이끌어왔다. 중기부는 “이번 합의는 유사 제품 아이디어 논란의 당사자가 상호 발전의 관계를 전제로 상생을 약속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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