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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사드’ 이후 대기업 중국공장 매출↓…배터리·반도체 빼면 37%

등록 2023-07-05 15:03수정 2023-07-05 19:56

대기업 중국 생산법인 매출
2016년 ‘한한령’ 이후 13% 감소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2016년 중국의 한한령(한류금지령)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배터리·반도체를 제외한 중국법인 매출 감소율은 40% 수준에 이른다. 현대차·기아의 중국법인 매출은 6년 새 5분의 1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시이오(CEO)스코어가 매출 순위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중국법인 합산 매출액은 111조424억원으로 6년 전인 2016년(127조7292억원) 대비 13.1% 감소했다. 최근 중국 매출이 늘어난 배터리·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한 중국법인 매출액은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4485억원으로 37.3% 쪼그라들었다. 시이오스코어는 “2016년 사드 사태 때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했고, 이후 미·중 무역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중국 사업이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기업들의 중국법인 매출은 수직낙하했다. 현대차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75.7%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 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 줄었다.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중국법인 매출도 동반 급감했다. 현대모비스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2016년(8조8746억원)보다 80.8% 급감한 것을 비롯해, 현대트랜시스(-55.1%),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의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7조1236억원이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43.5%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가전 매출이 위축된데다, 후이저우 공장을 청산(2021년)한 영향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49.9% 급감했다.

과거 중국에서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전자 대표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반면, 배터리와 반도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중국 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원으로, 2016년(2조4167억원) 대비 431.6% 급증했다. 2016년 매출은 엘지화학에서 엘지에너지솔루션 중국 법인으로 분리되기 전 실적이다. 삼성에스디아이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6년 새 483.5% 늘었다. 2019년 중국법인을 신설한 에스케이온은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매출도 성장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151.5% 늘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가량을,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전체 디램 생산량의 48%가량을 제조하고 있다.

이밖에 엘지화학(179.4%)과 엘지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에이치디(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성장했다.

업종별로 2016년 대비 중국법인 매출액 증감 규모를 보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매출 감소 폭(-36조329억원)이 가장 컸다. 생활용품(-2천610억원), 건자재(-532억원), 철강(-355억원) 등의 매출도 줄었다. 반면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은 12조4824억원 증가했다. 이어 석유화학(6조290억원), 식음료(6809억원), 조선·기계·설비(3399억원) 순으로 매출이 늘었다.

지난 6년간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가운데 매각하거나 청산한 법인은 46곳(매각 30곳·청산 16곳)으로 집계됐다. 매각된 중국 법인의 매출액은 2016년기준 6조5945억원, 청산 법인은 13조1981억원이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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