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규모가 중국의 교역국 가운데 4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1년 만에 두 계단 밀려났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분석을 보면, 지난달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28억2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23% 줄어, 대만(150억9천만달러), 미국(143억1천만달러), 오스트레일리아(135억9천만달러)에 이어 4위를 나타냈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는 166억1천만달러로 대만에 이어 2위였다.
대중 교역 상위국 수출액이 대부분 줄었는데, 한국이 대만(23%)과 함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0% 줄었고, 일본도 14% 감소(124억달러)해 4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반면, 오스트레일리아(5%)를 비롯해 브라질(13%·5위), 러시아(10%·7위) 등은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5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는데, 올해 1∼5월 누적 적자 규모는 118억달러다. 이는 지난해 5∼12월 적자액(52억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것이다. 올해 1~5월 전체 무역수지 적자(274억달러)의 43.4%를 차지한다.
한경연은 소수 품목에 편중된 대중 수출 구조와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 향상, 기술 격차 축소 등으로 대중 수출 경쟁력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대중 무역적자는 중국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장기화·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의 초격차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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