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팹리스(설계전문)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3천억원 규모의 민관 합동 펀드가 조성된다. 메모리 중심의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을 시스템반도체 및 소부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금융 지원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26일 ‘반도체 생태계 펀드’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열었다. 이 펀드는 모펀드 1500억원과 민간 투자 1500억원을 합쳐 3천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모펀드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750억원을, 한국성장금융·산업은행·기업은행이 정책금융 자금 75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펀드 운영은 한국성장금융에서 맡으며 위탁운영사 선정을 거쳐 연내에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펀드는 최근 금리 인상과 업황 악화로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팹리스·소부장 기업의 성장과 자립화를 위한 것”이라며 “유망 팹리스·소부장 기업의 스케일업을 뒷받침하고,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한 기술고도화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현재 운용 중인 반도체 전용 펀드의 높은 자금소진율을 고려해 펀드 규모를 상향 조정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다수 기업에 대한 소규모 지분투자 외에 큰 규모의 자금을 단일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기존 반도체 투자 펀드는 2017년 조성된 반도체 성장펀드(2400억원)와 2020년 만든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1200억원)가 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