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조업일수 증가, 선박 수출의 일시적 급등 등에 따른 착시효과다. 정부는 오는 10월쯤에야 본격적인 수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청은 “6월 1∼10일 수출액이 15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2%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1∼10일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인 건 올해 2월(11.9%) 이후 넉 달 만이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6% 줄었다. 이달 조업일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일(6.5일→7일)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는 의미다.
관세청 관계자는 “월말에 가까워질수록 수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아직 월초라 6월 수출액이 월간 기준으로도 플러스(+)를 기록할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뒷걸음질한 바 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31.1% 급감했다. 한 달 전보다 감소폭이 외려 소폭 확대됐다. 석유제품(-35.8%), 철강제품(-7.6%), 컴퓨터 주변기기(-22.3%) 등도 수출이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도 10.9% 줄었다. 다만 감소율은 전달보다 작아졌다.
반면 승용차(137.1%), 선박(161.5%), 자동차 부품(16.9%) 등은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넘는 호조세를 보였다. 선박 수출이 월초에 집중되며 주요 구매처인 대 유럽연합(EU) 수출액도 26.6% 불어났다.
수입은 감소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에너지 가격 안정 영향이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67억달러로 1년 전보다 20.7% 줄어들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0%), 가스(-6%), 석탄(-48.3%) 등의 수입이 일제히 감소했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며,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개선 조짐이 엿보인다. 1∼10일 기준 무역적자는 지난달 41억7100만달러에서 이달 14억1천만달러로 축소됐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88억47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478억달러)의 60%에 육박했다.
정부는 올해 4분기(10∼12월)쯤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달 초 수출이 늘어난 건 조업 일수 증가와 선박 수출이 월초에 몰린 영향이 크다”며 “무역수지는 오는 9∼10월 사이, 수출은 10월쯤에나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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