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과 거래하는 국외 기업의 신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발표한 ‘2023년 해외시장 신용위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신용위험지수는 2021년 3.2%에서 지난해 4.7%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해외 기업의 영업실적 악화로 인해 무역보험 사고가 증가하고, 미국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대상이 확대되면서 불량신용등급 기업 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신용위험지수는 무역보험공사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국외 기업(197개국 4만5289곳) 중에서 신용불량등급 기업의 비중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지수다. 이 지수는 전체 신용평가 건수 대비 신용불량등급(R급) 건수의 비율로 산출한다. 신용위험이란 보험사고, 영업중지, 파산 등의 사유로 정상적인 상거래 대금결제가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지수가 상승하면 무역 거래 대금을 떼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946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러시아의 신용위험지수는 2021년 7.2%에서 지난해 43.1%로 6배 가량 크게 뛰었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1.6%→2.9%), 튀르키예(1.9%→3.3%) 등도 전년 대비 신용위험지수가 높아졌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른 내수 감소 영향으로 소비재 및 유통업의 신용위험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300% 증가(19건→77건)했다. 반면 미국의 신용위험은 4.1%에서 3.2%로 낮아졌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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