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도시아키 일본 코프공제생활협동조합연합회 이사장.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가입자 970만명, 공제 수익금 2117억엔(
약 2조26억원). 일본 공제 단체 중 네 번째로 규모가 큰 일본 코프공제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코프공제연합회)의 지난해 성과다.
일본의 보험시장은 크게 생명보험, 손해보험, 협동조합 공제로 나뉜다. 일본협동조합연계기구(JCA)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일본 협동조합 공제금 수입은 6조8826억엔으로 일본 전체 보험료 수입(48조4402억엔)의 14.2%를 차지한다. 수치가 말해주듯 협동조합 공제는 일본 보험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제는 민간 보험사들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다루지 않던 보장 내역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시민들의 삶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2008년에 설립된 코프공제연합회는 그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까지 통산 일곱 번째 고객만족지수(JCSI) 생명보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2023년 자녀 대상 공제 계약 1위를 달성하면서 후발주자임에도 일본 보험업계에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 24일 ‘2023 사회적 금융 포럼’의 기조발제를 맡아 한국을 방문한 와다 도시아키 일본 코프공제연합회 이사장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코프공제연합회의 핵심 가치와 운영 원칙은 무엇인가.
“공제의 고객이자 협동조합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들의 의견을 의사결정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회원으로 참여하는 생협의 대표는 모두 이사회에 참여하고, 지역별로도 회원 생협들이 수차례 회의를 갖고 상품 개발에서부터 공제 지급 및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다. 개별 조합원들이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돼 있어 연간 약 30만건의 의견이 접수되고 있다. 취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전국 생협 조합들을 지원하고 있다”
— 민간 보험 상품과 비교해 생협 공제가 갖는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일본에서 공제는 상품의 전문성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 보험사들이 다루지 않았던 보장 상품을 일찍이 개발·제공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보장신청 절차의 간소화, 불필요한 보장 제외 등 합리적 가격으로 상품을 개발한 것이 조합원뿐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역 생협을 모체로 한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공제 가입자들이 곧 협동조합 조합원이기 때문에 오롯이 조합원을 위한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조합원들 역시, 일반보험과 달리 환급금을 받기 위해 공제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낸 납입금으로 본인을 포함한 다른 조합원들이 함께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서로돕기’ 정신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 코프공제연합회도 이에스지(ESG)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실현하는데 우리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함께 기여하자는 바람에서 2019년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회원 조직으로 소속된 일본생활협동조합연합회에서는 2018년 6월 ‘코프SDGs행동선언’을 채택했다. 우리도 녹색채권 등 친환경 펀드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3월 기준 약 140억엔(투자액) 정도다. 이 밖에도 연간 2억엔의 잉여금을 활용해 지역 생협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 코프공제연합회의 앞으로 과제와 계획이 있다면 말해달라.
“생협 공제는 지역이 핵심이다. 현재 일본 지역 생협의 가장 큰 문제는 조합원의 고령화다. 생협 주축인 조합원 대다수가 50~60대로, 청년들을 생협과 공제 조합원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대학생협공제에서 학생종합공제에 가입한 학생이 졸업 후에도 지역 생협으로 연계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하나는 공제의 디지털화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한편, 내부 경영 및 운영 작업의 디지털화를 함께 도모하려 한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더나은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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