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현대자동차그룹과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손잡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세운다. 두 회사의 두 번째 배터리셀 합작 공장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확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서울 여의도 엘지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권영수 엘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연내 설립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엘지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을 통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공장(HMGMA) 부지가 있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에 총 5조7천억원(43억달러)을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절반씩 나눠 가진다. 올해 하반기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합작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30기가와트시(GWh)로,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30만대분의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전기차 공장에 공급된다. 현대차그룹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합작공장으로 엘지에너지솔루션의 북미지역 배터리 공장은 8개로 증가한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많은 숫자라고 엘지에너지솔루션은 강조했다. 현재 엘지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단독 공장, 오하이오주에 제너럴모터스(GM·지엠)와의 합작 1공장을 두고 있다. 또 테네시주에 제너럴모터스(GM) 합작 2공장, 오하이오주에 혼다 합작공장, 미시간주에 제너럴모터스(GM) 합작 3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애리조나주에 단독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엘지에너지솔루션은 2009년 현대차그룹의 첫 친환경차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현재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6 등에 대한 배터리 공급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미국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은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법인 이후 두 번째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 카라왕산업단지에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환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배터리 선두기업이자 핵심 파트너인 엘지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 설립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수 엘지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강자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산업의 선두주자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손을 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