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차세대 중형 위성 2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누리호 3차 발사에도 2차 발사 때처럼 민간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번 3차 발사에 참여한 국내 대·중소기업은 300여개에 이른다. 누리호 국산화율도 95%까지 올라갔다. 정부 주도의 우주개발을 뜻하는 ‘올드 스페이스’ 시대를 지나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누리호 발사 과정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이 향후 우주산업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3차 발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발사 단계부터 참여했다. 지난해 정부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누리호 반복 발사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이전받을 체계종합기업 선정 절차를 진행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최종 낙점됐다. 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차 발사 때부터는 그 역할이 더 확대될 예정이다. 2027년 6차 발사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누리호 발사 전반을 이끌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3차 발사에서 발사체 핵심 부분인 체계총조립, 1단 추진제 탱크와 엔진 4기의 일체화 작업인 클러스터링 조립 등을 맡았다. 동시에 2025년 진행되는 누리호 4호기용 1단 추진제 탱크 제작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3차 발사에는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비롯해 상용 위성 8기가 실렸는데, 4차 발사 때는 카이가 설계·시험·제작한 차세대 중형 위성 3호가 실리게 된다.
카이는 2014년 누리호 개발모델, 인증모델, 1~3차 비행모델 총 조립을 담당하는 등 30여년부터 정부 주도 우주산업에 참여하며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카이 관계자는 “발사체 단조립부터 체계총조립까지 전부 수행해본 국내 유일의 업체”라며 “한국형 발사체 4·5·6호의 성공적인 발사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이 구축한 발사대에서 발사 준비를 마친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에이치(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3차 발사에서 ‘발사대시스템’ 운용 지원을 맡았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지난해 2차 발사 때 화염으로 손상된 발사대시스템의 발사패드를 수리하고, 발사체 지상고정장치(VHD)의 센서를 교체하는 등 발사대시스템 운용 지원 전반을 담당했다.
현대중공업은 1·2차 발사 때부터 누리호 발사대시스템 운용 지원을 맡아왔다.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발사대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를 위한 발사대시스템을 수주했다. 총 길이 33.5m·140톤 규모의 2단 발사체인 나로호에 비해, 누리호는 총 길이 47.2m·200톤 규모의 3단 발사체로 그 규모가 더 크다. 기존 나로호 때 사용한 제1발사대를 사용할 수 없어 2020년 제2발사대를 새로 구축했다. 제2발사대는 지하 3층구조로, 연면적은 약 6천㎡ 크기다.
현대중공업은 “발사대시스템 공정기술의 국산화율을 누리호에서는 100%로 끌어올림으로서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2027년까지 세 차례 추가 발사를 통해 성능과 제작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