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다섯 곳 가운데 한 곳은 영업 활동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의 2347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사 중 17.5%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2016년 9.3%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은 2018년 11.2%에서 2019년 13.7%, 2020년 15.2%, 2021년 16.5%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한계기업 기준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곳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율은 2016년에는 9.3%로 같았으나, 2022년에는 코스피 상장사가 11.5%로 소폭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20.5%로 뛰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여파와 고금리라는 외부 충격에 코스닥 기업이 더 취약했던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의 30.8%는 당해연도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일시적 한계기업’으로 분석됐다.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2018년까지는 20%대였으나 2019년 30%대에 진입한 뒤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34.6%로 최고점을 찍었다. 2021년(30.7%) 이후에는 30%대 초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의 한계기업 비율이 2016년 6.5%에서 지난해 25.8%로 4배가량 늘었다. 이어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6.9%→25.0%), 사업시설 관리·임대 서비스업(13.0%→30.4%) 등이 큰 폭 증가했다. 건설업의 한계기업 비율은 2016년 이후 하락 추세였으나 최근 1년 새 급증(2021년 8.6%→2022년 15.5%)했다.
전경련은 주요 5개국(미국·독일·일본·영국·프랑스)에 중국·한국을 더한 7개국 상황을 조사한 결과, 2021년 기준 미국(20.9%), 프랑스(19.2%), 한국(16.5%) 순으로 한계기업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한계기업 비율 상승 폭은 미국이 8.9%에서 20.9%로 가장 가팔랐고, 한국이 9.3%에서 16.5%로 상승해 뒤를 이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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