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가 1.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요기관들 중 가장 낮은 전망치다.
금융연구원은 9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1.7%에서 0.4%포인트만큼 낮춘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기획재정부(1.6%), 한국개발연구원(1.8%) 등 국내 주요기관 중에서 가장 어두운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전망치 1.5%보다도 더 낮다.
이는 금융연이 민간소비 전망을 더 어둡게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연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지난 2월 발표한 2.3%보다 낮다. 금융연은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가계의 현금성 자산이 한동안 서비스 중심의 소비 증가를 뒷받침하겠으나, 하반기부터는 이 또한 제약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금리 인상이 소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무게를 더 많이 둔 것이다. 소비 증가폭을 제한할 요인으로는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 부동산 시장 위축, 하반기 경기 위축 우려, 물가 불확실성 등을 거론했다.
순수출 규모도 보다 비관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연은 올해 상품·서비스 총수입이 지난해보다 3.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상품 수입이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금융연은 반도체 업황 부진과 중국 리오프닝 영향의 제약, 세계 교역 둔화 등으로 총수출도 0.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바라봤다.
금융연은 “에너지 수입 규모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국인 해외여행 회복에 기인한 서비스 지급 증가로 총수입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순수출은 전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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