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실손의료보험의 손익이 1년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4세대 실손보험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는 4세대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8일 금감원 발표를 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 29곳의 실손보험 손익은 1조5300억원 적자로 2021년(2조8600억원 적자)에 비해 개선됐다. 보험손익은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뺀 숫자다. 발생손해액보다 보험료수익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된 것이다. 보험료수익 대비 발생손해액을 나타내는 경과손해율은 101.3%로 2021년(113.1%)에 비해 11.8%포인트 떨어졌다.
보험손익이 개선된 배경에는 4세대 실손보험이 있다. 금감원은 과잉진료 통제 수단을 갖춘 4세대 실손의 계약 비중이 2021년 말 1.5%에서 지난해 말 5.8%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이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경우 통원의료비 보장 한도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과잉진료 유인이 축소된 영향도 있다. 1·2세대 보험료 인상으로 보험료수익이 늘어난 것도 도움이 됐다.
금감원은 개선 흐름이 계속될 수 있도록 업계와 함께 4세대 보험료 할인 기간 연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1년간 보험료 50%를 할인해주는 혜택이 올해 6월 말까지 제공되고 있는데, 이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도수치료처럼 과잉진료 우려가 있는 주요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해서는 실손보험 보상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