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 청산면 당리 황토밭에서 한 할머니가 허리를 숙인 채 마늘을 심고 있다. 강재훈 기자
우리나라 고령층의 평균 키가 20년 새 2㎝ 이상 커지고, 허리와 등이 곧은 바른 체형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비만도가 증가했으나, 여자는 더 날씬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6일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에서 한국인 고령인구 인체치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0~84살 한국인 1014명을 대상으로 키, 몸무게, 다리·팔 길이, 허리 둘레 등 모두 360개 항목을 실측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실측 조사는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조사 결과 남자의 평균 키는 165.7㎝, 여자는 152.1㎝다. 2003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2.9㎝, 여자는 2.7㎝ 각각 커졌다. 평균 몸무게는 남자 66.8㎏, 여자 56.7㎏로, 20년 전보다 남자는 5.1㎏ , 여자는 1.0㎏ 증가했다. 여성보다 남성의 몸무게 평균치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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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3분의 1 이상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38.3%, 여자는 42.2%가 비만으로 분류됐다. 일반 성인(20~69살·2021년 조사)의 경우 남자 비만율(47.0%)이 여자(22.6%)를 크게 웃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비만도는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중장년 때 가장 높고, 여자는 나이가 들면서 꾸준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0년간 비만인 고령층 남자는 꾸준히 늘었지만 고령층 여자는 더 날씬해진 경향이 나타났다. 남자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2003년 23.2에서 2014년에 24.2로, 지난해 조사에서는 24.3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반면 여자는 2003년 24.9에서 10년 만에 25.0으로 늘었으나, 작년에는 24.5로 다시 소폭 줄었다. 복부 비만의 지표가 되는 허리둘레 역시 2003년 이후 남자는 5.3cm 증가했으나, 여자는 1.6cm 감소했다. 이상하 국가기술표준원 연구사는 “갈수록 여성 고령층의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소득수준 향상으로 신체 관리에 노력하는 경향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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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형태도 허리와 등이 굽은 체형이 아닌 ‘곧은 체형’이 절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3차원 스캐너로 얻은 인체 형상 데이터를 보면, 허리가 굽지 않고 바로 선 바른 체형의 비율이 83.4%로 가장 많았고, 뒤로 젖힌 체형이 13.8%로 나타났다. 과거 일반적인 노인의 체형을 상징하는 앞으로 숙인 체형은 2.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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