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67%가 직전 분기(지난해 10∼12월)에 견줘 낮은 가격에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입주 단지가 많은 지역에서 전세가 하락 추세가 뚜렷했다.
2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인 5138건 가운데 67.3%(3459건)의 올 1분기 전세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내렸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단지, 동일면적에서 전세(보증부 월세 제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를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전세가격 하락폭은 신규 입주 단지가 많았던 지역에서 주로 컸다. 강남구는 지난달 말 3375가구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입주한 영향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올 1분기 전세가 하락 거래 비중이 74.5%로 가장 높았다. 목동 재건축이 속도를 낸 양천구에서는 하락 거래 비중이 73.9%로 나타났다. 동작구에서는 지난달 1772가구 규모의 흑석리버파크자이 입주가 시작되며 하락거래 비중이 71.9%로 집계됐다. 이밖에 성동구(71.4%), 관악구(71.1%), 동대문구(71.0%), 용산구(70.1%) 등도 하락 거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반면 강북구(51.3%)와 종로구(52.0%)는 하락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전세가격이 내림세를 나타내며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30%대로 크게 줄었다.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서 같은해 하반기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이 7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 거래 1만4082건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거래는 33.4%(4704건)에 그쳤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도 전세가격을 낮춰 2년 임대차 재계약을 한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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