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소 2조원, 하이닉스는 4조원 넘을 수도….”
국내 메모리 업계의 올 1분기 영업적자가 수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분기 적자를 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14년만이 된다.
19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이내에 나온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조2354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14조1214억원) 대비 91.25% 급감한 수준이다. 증권사들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부문(DS) 영업이익이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적자액 추정치 진폭은 크다. 최소 1조9060억원(현대차증권)에서 최대 4조4710억원(대신증권)에 이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력인 디(D)램과 낸드 재고가 전분기 대비 증가하고,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LSI)도 고객사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0년(2012년 3분기) 만에 분기 기준 적자로 전환했는데, 올 1분기에는 적자 폭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1분기 에스케이하이닉스 영업손실 전망치 평균은 3조6857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의 2배를 웃돈다. 최근 나온 전망치일수록 적자 추정액이 커, 4조원대를 넘고 있다.
삼성전자와 달리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대부분이어서 실적 충격이 더 큰 편이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 출하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해 적자 폭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하반기에는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공급 축소 효과가 나타나며 점진적인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큰폭의 감산에 나섰지만, 삼성전자는 ‘무감산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디(D)램 시장점유율은 45.1%로, 전분기(40.7%)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3위인 에스케이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각각 27.7%(1.1%포인트 하락), 23.0%(3.4%포인트 하락)로 낮아졌다. 낸드의 경우에도,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33.8%로 전분기(31.4%)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위인 일본 키옥시아 시장점유율은 19.1%로 전분기보다 1.5%포인트, 에스케이하이닉스(자회사 솔리다임 포함)는 17.1%로 1.4%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에는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