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마터호른에서 ‘토블론’과 함께 촬영한 사진. 토블론의 포장지에는 마터호른 산봉우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독자 제공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마터호른을 찾으면 초콜릿 제품 ‘토블론’(토블레로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삼각형 초콜릿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알프스 산맥과 닮기도 했지만, 포장지에 마터호른의 꼭대기 부분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놀이가 사라질 전망이다. 6일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식품기업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은 자사 제품인 토블론 포장지에서 마터호른 그림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포장지에는 일반적인 산 로고가 들어갈 예정이며, ‘스위스산’이라는 문구도 ‘스위스에서 설립’이라는 문구로 대체된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이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스위스니스’ 정책에 의해서다. 스위스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식품 등 제품에 ‘스위스산’이라는 문구를 넣으려면 원재료의 80%를 스위스 안에서 조달해야 하고, 주요 가공 과정 또한 스위스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우유나 유제품은 원재료의 100%를 스위스에서 조달해야 한다. 다만 코코아 등 스위스에서 조달할 수 없는 재료는 예외다.
현재 토블론 포장지에는 스위스의 상징 중 하나인 마터호른 그림과 ‘스위스산’ 문구가 새겨져 있지만, 일부 생산이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모두 교체될 예정이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 제공
토블론은 지난 1908년부터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에서 생산한 스위스산 제품이지만, 올해 말부터는 생산량 일부가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이전한다. 이에 토블론은 더는 스위스산이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없으며, 스위스의 상징 중 하나인 마터호른도 포장지에 그려넣을 수 없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 대변인은 스위스 언론 <아르가우어 차이퉁>에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미래를 위해 토블론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해 생산량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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