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민간전문가·금융업권 협회·연구기관과 함께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회의 개최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을 모색하는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가 열렸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인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방안(스몰 라이센스 제도) 등 은행권 진입 장벽을 허물어 추가 인가를 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쟁자 숫자를 늘리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보험·여신 등 7개 금융협회,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티에프의 첫 회의가 열렸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비교 추천 등을 통한 기존 은행권 내 경쟁,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뿐 아니라, 스몰라이센스·챌린저 뱅크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은행권 진입 정책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언급한 두 제도는 모두 은행권 진입 장벽을 낮추거나 새로운 경쟁자를 도입하는 것이다. 스몰 라이센스(소규모 인허가)는 중소기업금융·외환 등 금융업의 인허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제도다. 업무 범위는 축소되지만, 자본금이 적게 들고 준수해야 하는 금융감독 수준도 낮아져 은행업 진출이 보다 용이해진다. 챌린저 뱅크는 2013년 영국이 대형은행이 과점하고 있는 소매 은행 부문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소규모 특화 은행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외화 환전·중소기업 대출 등에 특화한 은행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추가 인가의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들어선지 수년이 흘렀으나 4대 금융지주 실적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은행권 과점 체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토스뱅크도 2021년 설립 초기에는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챌린저 뱅크’를 표방한 바 있다.
박상인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는 “챌린저 뱅크는 초대형은행(메가뱅크) 속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새마을금고, 수협, 저축은행 등이 이미 이를 메우고 있다”며 “(이 같은 경쟁 체제가) 제대로 안되고 있으면 왜 제대로 안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티에프 논의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위한 사전 포석을 까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시중은행과 경쟁할 정도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산업자본이나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경제학) 교수는 “송사리 몇 마리를 넣어 거대은행인 고래를 춤추게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산분리 규제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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