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가 2023년 KT그룹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키워드는 주주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과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등의 의결권 행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 시즌 프리뷰’를 발간하고, 이번 주총에서 주목할 관전 포인트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확대,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물적분할과 주주권익 보호 등을 제시했다. 주주제안의 경우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케이티앤지(KT&G)의 주총에서 첨예한 표 대결이 예상되고,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예고한 7개 은행지주에 대한 배당확대 주주제안도 주목된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해와 올해 정기주총 시즌의 주주제안에서 관찰되는 특징은 총수일가 내분에 따른 경영권 분쟁 성격의 주주제안보다는 소액주주·펀드 등 일반주주가 제기하는 주주제안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22년 주총때 주주제안을 통해 상정된 안건은 이사·감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등 지배구조 관련 안건과 배당·자기주식매입 등 주주환원 관련 안건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현재까지 예고된 주주제안을 고려할 때 올해 주주제안의 안건 유형도 비슷한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정부가 민영화기업과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수탁자책임 활동) 활성화를 거론하면서 주목된다. 케이티(KT)와 신한금융지주 등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는 소유분산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선임 안건에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투명성 관련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또 엘지(LG)화학 사례처럼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의 주주가치가 감소하는 것과 관련 금융당국이 일반주주 권익 보호장치를 마련해 올해 주총 시즌에서는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안건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상장기업은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 일반주주를 설득해야 한다”며 “이미 디비(DB)하이텍과 풍산에서 핵심 사업부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기업들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안건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