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1명당 연간 쌀 소비량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식습관 변화 등으로 쌀 소비가 추세적으로 줄며 3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2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명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6.7킬로그램(kg)으로 1년 전에 견줘 0.4%(0.2kg) 줄었다. 이는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62년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1명당 쌀 소비량은 1984년(130.1kg) 이후 38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쌀 소비량은 30년 전인 1992년 소비량(112.9kg)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쌀과 보리쌀·밀가루·잡곡 등 기타 양곡을 포함한 1명당 연간 양곡 소비량도 64.7kg으로 전년 대비 0.5%(0.3kg) 줄며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국내 1명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198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지난해 양곡 소비량은 1992년 소비량(124.8kg)의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 가구가 아닌 식료품·음료 제조업체가 제품 원료로 사용한 쌀 소비량은 지난해 69만1422톤(t)으로 1년 전에 견줘 1.7%(1만1265톤) 늘었다. 특히 레토르트 식품·냉동 식품·즉석밥 등 반조리 식품을 만드는 기타 식사용 가공 처리 조리 식품 분야의 쌀 소비량이 27.2% 급증하며 소비 증가세를 이끌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통계청 발표를 바탕으로 추정한 올해 쌀 수요량은 연간 367만톤(햅쌀 기준)으로 지난해 쌀 생산량과 시장 격리 계획을 고려하면 수요보다 약 28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2년산 쌀 생산량 376만톤에서 정부의 격리 계획 물량 37만톤을 뺀 올해 쌀 공급량이 339만톤으로 추정 수요량 대비 공급 부족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다음달 초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어 시장 격리 물량 축소 등 쌀 수급 관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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