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해 있는 울산 국가산업단지. 울산시 제공
경제 환경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는 대폭 늘었다. 연간 기준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일 내놓은 ‘2022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신고금액 기준 투자 규모는 304억5천만달러로 나타났다. 기존 최대 기록인 전년의 295억1천만달러보다 3.2% 많다. 도착금액 기준으로는 180억3천만달러로, 전년 186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고금액은 투자의향 신고서 제출에 바탕을 두고 집계한 것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파악하는 선행지표 성격”이라며 “해마다 비슷하게 신고금액의 60%가량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경향을 띤다”고 말했다.
신고금액 기준 외국인투자를 유형별로 보면, 그린필드형은 전년보다 23.3% 늘어난 223억2천만달러, 인수·합병(M&A)형은 28.8% 줄어든 81억3천만달러였다. 그린필드형은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를 뜻한다.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투자를 받는 나라에서 고용 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합병형은 기존 기업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제조업 기반과 제도개선·유치노력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며 “그린필드형 투자가 금액·건수에서 모두 증가해 투자 및 고용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그린필드형 투자 중 대표 사례는 네덜란드 업체가 울산 석유화학 복합 생산시설 증설에 투입하기로 한 31억1천만달러이다. 이는 인수·합병형을 포함한 전체 투자 건수 3463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149.4% 늘어난 124억8천만달러, 서비스업은 29.6% 줄어든 165억9천만달러였다. 1차산업, 전기가스·수도·환경정화업 등을 포함한 기타 업종에 대한 투자는 47.7% 늘어난 13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자의 국적별로는 미국이 전년보다 65.2% 늘어난 86억9천만달러로 증가 폭이나 규모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일본은 26.3% 늘어난 15억3천만달러였다. 중국은 21.1% 줄어든 14억9천만달러에 그쳤다. 중화권(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전체는 31.6% 줄어든 51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 28개국에서 들어온 투자는 36.9% 줄어든 80억7천만달러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