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물가와 국제유가가 꺾인 영향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22일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2% 떨어졌다. 9월(0.1%)과 10월(0.5%)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인 끝에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6.3%로, 6월(10.0%)에 정점을 찍은 이후 5개월 연속 둔화 추세를 나타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통계로, 보통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주춤한 것은 주로 농산물 물가와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단 농림수산품 물가가 전달보다 3.2% 떨어졌다. 수산물(4.1%)이 올랐지만 농산물(-7.8%)과 축산물(-0.6%)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공산품 물가는 0.2% 하락했는데, 화학제품(-0.9%)과 석탄·석유 제품(-1.0%)의 영향이 컸다. 서정익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무와 배추, 오이 등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고, 축산물도 사육 두수와 수입량 모두 늘어나 가격이 하락했다”며 “쌀 공급량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쌀 소비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물가도 0.1% 떨어졌다. 원료비 연동제가 적용되는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지난달 메가줄(MJ)당 0.28원 인하된 영향이다. 다만, 이달에는 요금이 다시 0.91원 인상된 만큼 하락세가 계속되진 않을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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