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동국대 혜화관에서 ‘기후위기·지역소멸·만성질환을 겪는 위기의 시대, 협동조합의 역할과 새로운 전환 모색’을 주제로 ‘인(iN)라이프케어 정책토크쇼’가 열리고 있다. 포럼은 인(iN)라이프케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와 아이쿱(icoop) 협동조합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주)쿱무역과 자연드림씨앗재단이 후원했다. 금천한우아이쿱생협 한우물오카리나앙상블이 오카리나 연주로 오프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검은 코끼리’(black elephant).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소개한 용어다. ‘검은 코끼리’란 백조가 검은색이 될 확률처럼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뜻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모두가 알고 있으나 애써 무시하는 문제를 뜻하는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를 합성한 말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 파장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성·부정·두려움·불편함·이해관계의 충돌 등 다양한 이유에 의해 코끼리가 온 집안을 풍비박산 낼 때까지 모른 척하거나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 상황’을 일컫는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혜화관에서 ‘기후위기·지역소멸·만성질환을 겪는 위기의 시대, 협동조합의 역할과 새로운 전환 모색’를 주제로 열린 ‘인(iN)라이프케어 정책토크쇼’에서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이대중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사 주제어인 ‘기후위기·지역소멸·만성질환’을 두고 우리 사회 대표적인 ‘검은 코끼리’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 혜화관에서 열린 ‘인(iN)라이프케어 정책토크쇼’에서 이대중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가 ‘초불확실성 시대와 미래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형미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부교수는 “우리는 인류가 자연 환경을 파괴해 지구의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킨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교수는 격차가 더욱 광범위하게 강화되는 다층 위기 시대에 대처하는 협동조합의 길은 “자율(조합 자치)과 조율(연합)이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상호작용하는 거버넌스에 있다”며, “중용의 사상을 기반으로 삐걱거리는 모순을 끌어안고 구성원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자연드림치유연구재단 이사 신동혁 맑은서울가정의원 공동원장은 “만성질환 위기 시대, 건강하게 사는 유일한 방법은 ‘먹는 것’을 바꾸는 일일 수밖에 없다”며, ‘항염증 식이’와 ‘생활양식’의 변화를 당부했다.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혜화관에서 열린 ‘인(iN)라이프케어 정책토크쇼’에서 김진국 인라이프케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발표는 이영근 탄소치유농업연구소장과 손은희 안양율목아이쿱생협 이사장, 김아영 성공회대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연구교수가 참여하고, 최혁진 인(iN)라이프케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 사무총장이 열린토론을 맡았다. 김아영 성공회대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연구교수는 “실천의 자율과 제도의 규율이 역동적으로 작동하는 더 크고 강한 협동조합으로서 이종협동조합연합회의 새롭고 담대한 실험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공동주최기관인 ‘인라이프케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는 소비·생산·의료 협동조합 등 전국의 110개 협동조합이 모여 기후위기, 만성질환 등 환경·건강·사회적 삶을 위협하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3월 창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이종협동조합연합회다. 김진국 인라이프케어 이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인사말에서 “나와 지구의 건강이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스스로의 실천과 더불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건강해야 한다”며, “협동조합 운동을 확대해 건강과 질병에 대한 각자의 책임을 넘어 사회·경제적 환경을 변화시키는 공동행동을 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