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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철강 출하 파업 전 견줘 30∼40%…전국 주유소 96곳 품절

등록 2022-12-05 18:51수정 2022-12-05 21:33

화물연대 파업 12일째 영향은
정부 추가 업무개시명령 신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이 12일째로 접어들면서 철강업계와 주유소들의 출하 차질과 재고 소진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실제 피해 상황이 업무개시명령 발동 요건인 ‘국가 경제에 심대한 위기’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 역시 당장은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하루 2만7000톤, 현대제철은 5만톤이 화물연대 파업 때문에 출하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체 철강업계 차원에선 출하 규모가 파업 전에 견줘 30~40%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4일까지 주요 5개사에서 출하가 안 된 철강제품 물량이 79만톤이고 금액으로 따지면 1조원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나 1조원이 곧장 철강 제조사 매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철강제품 출하 차질이 완성차 등 전방 산업에 끼치는 여파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운송이 재개되면 정상적으로 수요처에 인도될 물량이라,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철강 운송 거부 여파로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휘발유·경유 등 제품이 품절된 주유소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96곳이다. 서울(35곳)과 경기(20곳)에 재고 소진 신고 주유소가 많았다. 전국 주유소 1만1천여곳 가운데 품절 주유소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유공장에서 출하된 휘발유·경유가 주유소로 최종 수송되기 전에 일정 기간 보관되는 각지 저유소도 “아직은 보관 용량에 여유가 있다”고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서울 도심 지역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파업이 길어져 수급 불안이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성북구의 한 주유소 사장 ㄱ씨는 “지난주부터 물량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영업을 못 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당장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내일(6일) 총리 주재 국무회의가 열리는데, 아직 올라온 게 없다. 현 상황에서는 (업무개시명령 확대)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확대 방침을 부적절한 ‘으름장’으로 보고 있다.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 한 조합원은 “포스코나 현대제철에서 생산은 제대로 되고 있는데 철강제품 물량 수송이 안 된다고 재난이 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화물연대 파업을 무력화하려고 (정부가)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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