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물품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항만 야적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뒷걸음질하면서 2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한국 경제는 수입액 급증으로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 중인 가운데,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관세청은 11월 1∼20일 수출액이 331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6.7%(66억4천만달러)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같은 기간 11.3% 줄었다.
앞서 지난 10월 한 달간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7% 줄며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달에도 수출이 줄면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이상 연속적으로 수출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
품목별로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 급감했다. 철강제품(-18.8%), 무선통신기기(-20.6%), 자동차 부품(-1.3%), 선박(-71.4%) 등도 줄줄이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국별로는 중국 수출액이 28.3% 줄었다. 유럽연합(-1.5%), 베트남(-14.4%), 일본(-17.9%) 등에 대한 수출도 뒷걸음질했다.
반면 품목별로는 승용차(28.6%)와 석유제품(16.1%), 국가별로는 미국(11%)에 대한 수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입액은 375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5% 감소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19.1%), 가스(21.2%), 석탄(2.2%) 수입액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반도체(-12.4%), 석유제품(-25.2%), 반도체 제조 장비(-20.8%) 등은 수입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입국별로는 유럽연합(9.5%), 사우디아라비아(10.9%) 쪽 수입액이 늘고, 중국(-12.1%), 미국(-5.5%), 일본(-15.3%) 등에 대한 수입은 줄었다.
이달 1∼20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4억1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내리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7개월 이상 연속 무역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99억6800만달러로 4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 적자)보다 큰 규모다. 올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연간 무역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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